"장난아냐!" 탄성 절로 나올 미친 수위의 학원액션물 '약한영웅1'
박지훈 최현욱 홍경의 호연에 신선감각적 연출 시선 강탈

액션을 적당히 가미한 말랑한 학원물이 아니다. 적당함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본격 성인 등급 수위의 학원 액션드라마가 등장해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지난 18일 공개한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은 액션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충분할 뿐더러 작품성을 우선하는 웰메이드 마니아들들도 흡족해할 만한 작품이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약한영웅'은 뻔한 클리셰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감각적인 작품으로 탄생했다. 유명 아이돌이 주연을 맡은 작품에 대한 선입견 또한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약한영웅'은 수위 높은 폭력성으로 제작 초기부터 우려과 기대를 모아온 작품이다. 원작의 프롤로그 격인 드라마는 주인공 연시은(박지훈)이 문제의 은장고로 가기 전 비화를 담았다. 원작과는 다른 스토리로 시은의 다크포스가 본격적으로 폭발하게 되는 계기를 그리고 있다. 'D.P.'로 OTT와 인연을 맺은 한준희 감독이 총연출을 맡고 유수민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담당한 '약한영웅'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의 모습과 힘의 세계, 강렬한 폭력을 가감없이 녹여냈다.

드라마는 차갑고 슬픈 눈빛을 가진 모범생 시은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이혼한 편부 가정에서 자라는 시은은 스스로 알아서 독립적으로 모든 일을 하는 모범생이다.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리는 시은은 약하고 내성적인 우등생으로 보이지만, 일진들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눈빛과 어두운 내면을 가지고 있다. 일진 무리들과 얽힌 시은에게 학교짱 수호(최현욱)이 다가온다. 너스레와 생활력으로 무장한 수호를 밀어내던 시은은 마약과 범죄 사건에 연루되면서 전학생 범석(홍경)과 의기투합하고, 처음으로 친구와 우정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약한영웅'은 극 초반부터 마약과 학폭, 불법 게임, 범죄 집단, 가정 폭력 등 수위 높은 소재 그리면서 점점 더 그 강도를 더해간다. 짓밟고 싶은 모범생에게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사용하는 일진과 유흥업소에서 술과 담배, 마약을 즐기는 고교생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또 돈을 주고 폭행을 사주하는가 하면 납치와 감금, 도박까지 과연 고교생들이 주인공인 학원물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아찔한 수위를 자랑한다. 힘의 논리로 서열짓는 남학생들의 세계에서 시은은 폭력에 더 강한 폭력으로 맞서며 점차 새로운 캐릭터로 성장한다.

십대 특유의 강렬한 아드레날린을 많은 액션신으로 표현한 '약한영웅'은 그 이면의 섬세하고 다양한 소년들의 감성을 담아낸다. 친구와의 우정과 또래집단의 소속감, 그리고 질투와 오해가 불러오는 작은 균열이 점차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이 켜켜이 충실하게 표현됐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공감을 불러오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 덕이다. 적재적소에 맞춤 캐스팅이 빛나는 '약한영웅'에서 주연인 박지훈은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어딘가 그늘지고 차가운 시은이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드러냈다.
최현욱은 능청맞지만 정의롭고, 생활력 강한 수호 역으로 '약한영웅'의 인기를 견인하기에 충분하다. 날랜 액션 연기도 칭찬받을 만하다. 약자의 편에 서서 교실 안의 질서를 만들어내는 수호의 캐릭터는 작품을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홍경의 섬세한 연기도 일품이다.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스스로 폭력의 굴레에 매몰되는 인물 범석 역을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게 그려냈다. 어눌한 말투와 창백한 피부,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휘청거리는 모습에 다양한 감정을 담아낸 눈빛은 '홍경' 그 자체가 됐다.

혈기방장한 남고생들. 그들만의 주먹 리그에서 '도장깨기' 신화를 만들어가는 '약한영웅 시은'은 이번 시즌을 통해 전설의 탄생을 알렸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한 상대들과 망설임없이 싸웠던 시은의 성장기가 마치 '사각의 링' 같은 은장고에서 어떻게 서막을 올릴지 시즌2가 기다려진다.
정명화(칼럼니스트)
출처 -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350